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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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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痕 + 影 + 錄 / 2013. 6. 6. 01:55




3 월 말인가부터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왔다. 병원에서는 이유도 원인도 모른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근육 줄기가 한가닥씩 끊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마치 잠자는 동안 근육을 한계치까지 누군가 조여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앉기 까지 30 분이 넘게 걸렸다. 누운채로 오른쪽 다리를 두들기고, 주므르고, 천천히 접었다 펴기를 반복해서야 통증이 조금 잦아 들었다. 짐승처럼 끙끙거리면서 샤워를하고, 아침밥을 차려먹고, 신발을 신기위해 5 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겨우 출근을 했다. 자세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통증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나중엔 복부 근육까지 통증이 올라왔다. 쪼그리고 앉아 신발끈을 묶는 별것 아닌 동작을 하는데에도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서 심호흡이 필요했다. 그런 상태가 한달넘게 지속됐다. 

육체적인 고통은 누구에게도 설명될 수 없다. 어떻게든 몸상태를 회복하기위해서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내 상태를 설명할 때마다 그런생각이 들었다. 의미없는 진단과 만만치 않은 금액의 치료비가 허공에 사라졌다. 봄이 왔는데 자전거도 타지 못했고, 산에도 가지 못했다. 산책이 너무도 하고 싶어서 조금 돌아다닌 날은 잠들기 위해서 반신욕과 온찜질이 필수였다. 그렇게 두 달 가까이를 고생하다가 겨우 통증에 익숙해질 무렵, 근육통이 사라졌다. 아니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 아직도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고, 복근을 사용할 때 마다, 희미한 통증의 잔영 같은것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이것은 환상통인지도 모른다. 이제 내 몸에 통증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환상'이라니. 사람은 얼마나 편리한가.





Posted by 느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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