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m et Repertum

강원도 쪽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첫 날 금강산 화암사에 들렀다가 약 두 시간 거리인 신선암까지 올라갔다. 원래 산행을 목적으로 떠난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산행 장비 자체를 챙겨가지 않았다. 그래도 절집 뒤로 솟아 있는 산봉들을 보니까 왠지 오르고 싶어서 절의 스님께 짧게 다녀올만한 근처 산을 여쭤봤다. 스님께서는 '산책삼아 다녀올만 하다'며 신선봉을 추천하셨다. 산행 거리는 자주 가는 춘천의 삼악산보다도 짧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감흥은 지금껏 올랐던 어떤 산 보다도 굉장했다. '굉장했다'는 말에 모두를 담을 수 없을만큼.

신선봉에서 동해 방향으로 보이는 광경. iOS6로 업데이트 후 사용 가능한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 꽤 쓸만하다.

신선봉에서 서쪽 방향으로 울산바위가 보인다. 사진에서는 중앙 왼쪽에 멀리 보이는 바위군.

그동안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산'을 꼽으라면 지리산이나 설악산 대청봉 같은 거창한 산이 아니라 강원도 초입에 있는 삼악산을 주저없이 꼽아왔다. 찾아가기 가깝고, 작은산인데도 바위 계곡, 나무들이 빽빽한 분지, 계곡, 폭포를 모두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삼악산에 비하면 서울에서 조금 더 먼 곳이기는 하지만, 앞으론 '가장 좋아하는 산' 순위가 조금 바뀔 것 같다.